더럽고 냄새나는 음식물쓰레기,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하던 폐식용유와 빗물이 어느날 돈이 된다면?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고’?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강동구에선 폐식용유로 달리는 자동차가 등장했고,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해 연간 1만997톤의 가축용사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엔 아파트와 주택단지, 건물에서 빗물을 모아 조경수나 청소용수 등에 재활용하는 대규모 빗물관리시설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폐식용유로 자동차가 달려요 =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바이오디젤 주유소. 도로변 청소를 마친 가로흡입차들이 줄을 지어 들어온다.이 곳은 강동구 각 가정에서 발생하는 폐식용유를 모아 만들어진 친환경연료인 바이오디젤을 주유하는 전용주유소다.
강동구는 2007년부터 바이오디젤을 구청 27대의 모든 청소차량에 사용하면서 연간 1억3,000만원 정도(사회적 비용인 폐식용유 처리 비용 포함)의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 강동구 청소차에 소요되는 바이오디젤 연료량은 10만 리터. 경유보다 바이오디젤 연료가 리터당 50원 정도 싼데다, 차량운행에 쓰이는 바이오디젤은 관내 4개의 초·중학교에서 모은 폐식용유를 활용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큰 예산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강동구에서 수거되는 폐식용유는 0.75리터 기준 수거병 5,350개(2009년 기준)로 연간 4,012.5리터 정도다. 폐식용유는 100리터를 정제하면 바이오연료 90리터가 나와 재활용률이 아주 높고, 바이오디젤 20%와 경유 80%를 섞어 만들어 현재 청소차량에 사용하고 있는 BD20의 경우, 경유에 비해 일산화탄소·질소산화물·미세먼지·이산화탄소 배출을 10∼35%까지 줄여 대기오염을 감소시키며 바이오디젤 100%인 BD100은 매연을 58%까지 줄일 수 있다.
한 해 동안 전국에서 발생하는 폐식용유의 양은 연간 약 27만톤. 특히 이중 가정에서 발생하는 폐식용유는 약 5만8,000톤으로, 여기서 15% 정도만 회수되고 있다. 폐식용유는 가정에서 배출하는 유기물 중 오염도가 가장 높아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대략 100만ppm에 이른다. 물고기가 살 수 있는 물의 BOD가 5ppm 이하임을 감안할 때, 폐식용유 한 수저(약 20cc) 정도를 정화하는데, 4,000리터(200리터 용량의 욕조 20개 분량)의 물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버려지는 폐식용유는 환경오염의 주범이지만, 자원으로 재활용하면 일산화탄소와 같은 오염물질 배출을 10%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게 강동구청 관계자의 말이다.
한편, 강동구에서는 바이오디젤연료의 보급 확대와 친환경교육을 위해 암사동에 ‘바이오에너지 친환경체험농장’을 개장한다. 체험농장은 유채와 해바라기를 활용해 매연·이산화탄소·유황 등의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으로, 2120㎡ 규모에 달하며, 유채가 만발하는 오는 5월이면 정식으로 문을 연다.
◇ 애물단지 음식물쓰레기 가축용사료로 =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도 가축용사료로 재탄생해 농가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360번지에 자리한 ‘강동구음식물재활용센터’는 하루 280톤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해 43톤의 사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시설이다. 강동구에서 연간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10만1,924톤으로 강동구에서 발생하는 모든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으며, 인근 강남구, 광진구, 동작구, 성동구, 중랑구등 인근구의 것까지 처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1만997톤의 사료가 생산되고 있으며, 전국의 개나 닭, 오리와 같은 축산농가에 무상으로 공급되고 있다.
또한 강동구에서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발생되는 3,000톤에 달하는 낙엽도 재활용해 1톤당 20만원씩 드는 소각비용 6억여원을 아끼고 있다. 독성 때문에 퇴비로 사용하기 힘든 은행잎은 따로 분류해 인삼농장에 보내고, 나머지 낙엽을 유기농장 등에 제공한다.
◇ 빗물 모아 재활용…빗물관리시설 6월 착공 = 버려지던 빗물도 이젠 환경을 살리고 재해도 막는 보물로 거듭난다. 강동구는 빗물을 모아 조경수나 청소용수, 화장실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저류조와 침전조, 저장조 등을 두루 갖춘 대규모 빗물관리시설을 오는 6월 착공한다. 구비와 시비 총 13억5,000만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자원순환종합센터가 위치한 고덕2동 85번지와 고덕2동 55-5번지에 나누어 분산형으로 설치되며, 강동지역의 아파트와 주택단지, 건물 등에서 모은 빗물 4,500톤까지 저장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오는 11월 빗물관리시설이 문을 열면, 폭우시 하천 곳곳에 물이 넘치고 여기저기 흙이 무너져 내렸던 재해를 막아 줄 뿐만 아니라 월 300대의 세차용수와 화장실과 각종시설과 도로의 청소용수 등 생활용수와 조경용수, 소방용수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톤당 1,250원(수도요금 기준)의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강동구는 강동어린이회관을 비롯해 각종 공공시설에 빗물집수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며, 각종 건축물과 아파트에도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확대해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유도하고 있다.
한편 오는 6월 완공되는 강동구청~강동대로, 강동경찰서~강동구청역의 T자형 도로의 디자인서울거리에는 보도를 따라 빗물을 재활용한 폭 30㎝ 안팎의 물길이 만들어진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선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별첨> 1. 강동구 생활쓰레기 재활용 실태 2. 강동구 생활쓰레기 재활용 관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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