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법률, 자치법규 등 각종 법의 테두리에서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이 인문학을 접한다면? 이에 대한 해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자치구의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강동아카데미의 ‘풍경이 있는 인문학 여행’이다.
강동구(구청장 이해식)는 오는 3월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를 개설, 운영한다. 김형숙 총무과장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인간과 삶에 대한 가치를 깨달아 정신적 재활을 도모할 수 있도록 그동안 노숙자, 저소득 주민 등 사회적 약자층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좌는 많았지만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강좌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단위에서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3월 3일부터 11월 17일까지 14회에 걸쳐 매월 첫째, 셋째 수요일에 ‘세상과 소통하는 희망의 열쇠’를 주제로 직원과 인문학 여행을 떠난다. 그 첫 시간은 고전연구가인 고미숙 강사를 초대해 ‘공동체에서 인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인문학이 공동체의 삶에서 어떤 선물일 수 있는 지’를 탐색해본다. 특히 구는 강의 시작 전 대금산조, 설장구, 배뱅이굿 등 국악공연을 마련해 ‘국악도 인문학의 범주’라는 사실을 깨닫게 함으로써 인문학에 대해 막연함을 해소시킬 예정이다.
앞으로 구는 인문학 분야 저명인사를 초청해 예술·역사·문학·문화·철학·고전·자연과학 등 인문학의 각 영역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인문학이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는 학문’이며 ‘우리 생활 속에서 오래 전부터 소통하고 있던 이야기’임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구는 또 청강을 통한 1차원적 이해를 넘어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인문학 강의와 연관된 ‘그리스 고대문명 특별전’ ‘로뎅전’ 등 다양한 서양문명전시회 관람의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업무에 대한 부담으로 참석을 꺼리는 직원들을 위해 교육 시간을 일과시간이 끝나는 오후 6시로 지정했다.
이해식 구청장은 “최근 CEO들이 인문학적 감성을 경영에 접목하려는 시도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인문학은 인간과 본성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사람이 아름다운 강동’이라는 구정 목표에도 어울린다”며 “앞으로 우리 직원들이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줄 아는 공직자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며, 사람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주민들에게도 최상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