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환기구가 놓인 인도는 사람과 자전거의 원활한 통행을 방해한다. 환기구로 인해 인도 끝 부분이 직선이 아닌 “ㄷ”자 형태가 되면서 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강동구(구청장 이해식)가 이러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인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시범사업으로 천호1동 금호아파트 인접보도(천호1동 44-13)를 개선한다. 이곳 역시 지하철5호선 건설 당시 굽은다리역 1번 출구 부근 인도 위에 환기구가 들어서 있다. 환기구 폭이 2.8m, 길이가 5.8m로 도시철도공사는 폭2m, 길이 9.08m의 공간을 도시계획으로 확보해 보도를 설치했다. 사람과 자전거가 지나다니는 폭보다 환기구가 차지하는 폭이 더 넓은 것.
환기구의 맞은편은 금호아파트 담장과 맞닿아 있다. 아파트 담장을 일부 허물어 담장 선을 후퇴시키면 보도 폭을 넓힐 수도 있는 상황. 구는 지난해 10월 경 금호아파트관리사무소장을 찾아가 협의를 구했다. 소장은 “아파트 자치회의를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해보겠다”고 전했다. 그 해 11월 ‘담장을 새로 설치하고 지하철 환기구를 낮춰 달라는 요청과 함께 담장 선을 후퇴해도 좋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하철 환기구가 1.4m 높이로 올라와 있어 미관을 해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도시철도공사 측은 “환기구가 지하철역사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높이를 낮추기는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따라서 구는 보완책으로 환기구 외부를 목재로 단장하고 담쟁이 등을 식재해 주기로 했다.
구는 지난 9일부터 담장을 헐고 헐린 부분에 보도를 새로 포장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작업으로 담장 선을 약 2m 정도 후퇴시켜 총 4m폭의 인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구는 이달 말까지 담장이 헐린 자리에 펜스를 치고 환기구 주변을 담쟁이로 꾸미는 작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다행히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협조를 구해 통행하는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게 됐다”며“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환기구로 인해 원활한 통행을 방해하는 인도가 지역 내에 많이 있는 것을 감안해 인근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불편을 해소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