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길동에 사는 김진경(길동·44)씨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특별한 여행을 떠난다. 바로 ‘강동가족 문화유산답사회‘에서 진행하는 역사 현장 탐방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것. “보통 여행지에 가도 맛집을 들르거나 사진 찍기 좋은 곳만 휙 둘러보고 오는 게 전부인데, 명소에 숨어 있는 역사 이야기나 옛 선조들의 삶을 전해들을 수 있어 여행의 참맛을 느낀다”는 김씨는 답사를 떠나는 날에는 직장 월차를 쓸 만큼 역사 탐방에 푹 빠져 있다. 김씨는 또, “아들이 어려워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현장에서 듣는 역사 교육에 어른들보다 깊이 몰입하고 쉽게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강동구(구청장 이해식)가 2010년부터 3년째 운영해온 ‘강동가족 문화유산답사회‘가 나날이 인기를 더하고 있다. 교과서나 책에서만 보는 박제된 역사가 아닌, 우리나라 곳곳에 가 볼만한 문화유산을 직접 방문해 그곳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듣는 형식이다. 답사에는 해당 분야를 전공한 사학과 교수 혹은 그 지역의 문화원장 등 전문가가 동행해 맛깔스러운 입담으로 역사를 알려준다. 올 4월에는 「황희와 이이, 두 성현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경기도 파주에 있는 황희 정승 묘와 유적, 율곡 선생이 즐겨 찾았던 화석정 등을 방문했다. 이어 5월에는 「조선 여류 명인의 고향, 강릉」을 주제로 허난설헌 생가와 경포대, 선교장, 오죽헌 등을 둘러봤으며, 6월에는 전라남도 담양을 찾아 「대나무길 따라 선비의 풍류를 배우다」를 주제로 소쇄원과 식영정, 면앙정, 죽녹원을 거닐며 옛 선비의 정취를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는 9월 18일에는 「천년 고건축의 숨결을 느끼다」를 주제로 정했다. 답사 장소는 충청남도 예산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목조 건축으로 꼽히는 ‘천년고찰 수덕사’를 중심으로 ‘한국고건축박물관’, ‘추사고택’ 등을 견학하며 전통 건축의 미학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윤희진 학예사는 “전국 곳곳을 답사하고 역사를 배우는 과정을 통해 주민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의 역사와 문화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회가 더할수록 문의가 늘고 가끔은 대기자도 나올 만큼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참가를 원하는 주민은 서울 암사동 유적 홈페이지(hsunsa.gangdong.go.kr)에 접속해 신청하면 된다. 9월 3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 40명을 접수한다. 참가비는 2만5천원으로, 답사 당일 점심과 간식, 입장료, 차량, 답사자료집 등을 제공한다. (신청 문의 : 서울 암사동 유적 02-3425-6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