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으로 퇴사한 김영구 씨(68세, 고덕동 거주)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강동구(구청장 이해식)에서 알선해준 『어르신 일자리 프로그램』을 통해 한문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 8년째 어린이집을 방문하여 “무료한문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김 씨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해 김 씨에게 한문을 배운 구립 고일어린이집 6, 7세 유아 35명(시험응시 40명)이 지난 11월 26일 개최된 제53회 대한민국 한자급수 자격 검정시험에 합격한 것.
특히 한자 100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수준에 해당하는 준5급에 4명이나 합격한 것은 응시생이 유아임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것이다. 준5급은 한자 100자, 6급은 70자, 7급은 50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수준이다. 1시간 동안 객관식 25~50문항을 풀어야 하며, 70점 이상이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이번 성과는 김 씨와 아이들이 지난 1년간 노력한 결과다. 김 씨는 주2회 어린이집을 방문하여 2시간 동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한자를 가르쳤다. 모의고사를 풀게 해 실전 감각을 익히도록 지도했다. 특히 아이들이기 때문에 OMR 카드 작성 요령이 가장 어려웠다. 이번 검정시험에서도 한자 실력은 있으나 답안지 작성과정에서 불합격한 아이들이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 씨는 강동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어르신 일자리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005년부터 구립고일어린이집(고덕1동 670-1)에서 한문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자 공인 2급 자격증을 지닌 그는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지도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김 씨는 “선비이셨던 할아버지께 한자를 배웠다”며 “구청의 도움으로 아이들에게 무료로 한자를 가르칠 수 있어 긍지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월 12일 17:30에 구립 고일 어린이집에서 이번에 합격한 아이들에 대한 자격증 수여식이 있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