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늦잠이라도 자고 싶은 토요일이지만 오상엽씨(46세 암사동 거주) 가족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침부터 서둘러 고덕수변생태복원지로 향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 첫 실시하는 고덕수변생태복원지 토요가족자원봉사에 나선 것이다. 오상엽씨는 부인과, 초등학생 3학년, 중학교 3학년이 된 두 자녀와 함께 2006년부터 5년간 한결같이 이곳을 찾는다. “고덕수변생태공원 봉사활동을 시작할 당시 여기는 불모지나 다름이 없었어요. 생태하천공원이 잘 정비된 분당이나 도곡동처럼 이곳도 잘 가꾸면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충분히 활용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죠. 아이들에게 생태환경의 중요성도 알리고 봉사체험도 해 볼 수 있어 더없이 좋은 가족봉사라 생각했습니다. 돈 들여 멀리 가족나들이 갈 필요 없쟎아요. 5살 때부터 따라다녔던 둘째 아이가 어느덧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이제 웬만한 식물들은 다 구별하죠. 자생식물, 외래식물은 물론 토종 민들레 서양 민들레도 금방 구분하는 생태전문가가 다 됐죠. 이제 아이들은 즐기면서 자연도 배우고 생태도 체험하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은 환삼덩굴을 뽑다가 발견한 애벌레와 달팽이를 마냥 신기한 듯 손으로 만져본다. “작년에는 저 안쪽에서 환삼덩굴을 솎아냈는데 제법 푸른 숲이 됐어요. 여기도 내년쯤이면 여러 식물이 사이좋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2003년 조성된 고덕수변생태복원지는 황무지에 가까웠으나 2001년 12월부터 2003년 4월까지 비료와 농약으로 오염된 흙을 건강한 흙으로 바꾸고 나무와 풀을 심어 지금의 생태복원지가 탄생된 것이다. 강동구(구청장 이해식)는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넷째주 토요일 고덕수변생태복원지(고덕동 392번지 일대)에서 ??외래식물(환삼덩굴, 아카시아, 돼지풀, 개망초) 제거 ?? 환경보전을 위한 에코재활용품 만들기 ?? 철새번식을 위한 서식지 조성(새집만들기) 등의 생태보전활동을 위한 토요 가족봉사(12가족 참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3일 참여한 12가족 40여명의 자원봉사자는 시원한 강바람과 향긋한 봄 냄새를 맡으며 벌개미취를 옮겨 심고, 봄꽃과 나무, 풀들을 가꾸는 자원봉사에 참여하였다. 주변의 경쾌한 새소리와 한강 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식은땀을 시키는 것도 이곳 봉사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5년간 꾸준하게 봉사활동에 참여한 오상엽씨에게는 작은 바람이 있다. “이곳은 지역이 워낙 방대하고, 야생은 변화무쌍하여 사람의 손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또 요즘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중간에 휴식 공간으로 많이 들르는 곳이죠. 둘째주 토요일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책 속에서 식물 이름을 외우는 중·고등학생을 위한 봉사 프로그램으로 확대하여 생태도 배울 기회를 마련해 주는건 어떨까요. 또 가족별로 지역을 배정해 준다면 굳이 정해진 날짜가 아니라도 수시로 들러 잡초도 뽑고 자기 집 정원처럼 예쁘게 가꿔준다면 관리가 잘되지 않을까요? ” 라며 이곳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토요가족자원봉사 프로그램’ 은 만 7세부터 18세의 자녀를 둔 2인 이상 가족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매달 25일부터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고 있다.
<신청 및 문의> 강동구자원봉사센터(www.gangdongvc.or.kr ☏476-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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