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구청장 이해식) 둔촌2동 주민센터에서 한글교실 강사로 활동 중인 조정숙 씨(69세)는 매일 아침 자택인 경기도 의왕시에서 강동구로 출근한다.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아 대중교통으로 2시간이 걸리지만 수업을 거른 적이 없다. 한결같이 배움에 목말라하는 나이 지긋하신 학생들에 대해 교사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서다.
생활체육, 문화여가 등 여타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의 경우 매주 1회 1시간 수업이 전부지만 조 씨의 한글교실은 주말을 제외한 주 5일 동안 매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된다. 한글교실이 지난 2006년12월 개강한 것을 감안하면 2년간 1600여 시간을 학생들에게 쏟아 부은 것. 수강생 대부분이 60대 어르신들이라 주 1회 수업으로 수강생들을 가르치기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40년간 중·고등학교에서 몸담아왔던 천성적 교사체질을 벗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그녀의 열정이 통한 것일까? 수강생 40명 중 지난해 9월26일 한국어문회에서 시행한 7급 한자능력시험에 4명, 8급에 13명의 수강생이 합격했다. 또 한글을 배우면 성인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운전면허증을 갖고 싶다던 문순자 씨(49세)와 정영숙 씨(40세) 등 2명의 학생도 지난해 7월 면허증을 획득했다. 특히 이 두 학생은 정규 수업시간 외에 강사와 함께 하루 4시간씩 특별 보충수업까지 받았다.
지난 2월25일 오전10시30분 둔촌2동 주민센터에서 한글교실의 1회 졸업생들이 수료식을 가졌다. 이번 수료생들은 지난 2006년 12월 개강 이래 꾸준히 수업에 참여한 모범생들로 수강생 40명 중 10명의 학생이다. 수료생 양정임 씨(58세)는 “나이가 들어 글을 배우려고 하니 좀처럼 머리가 마음을 따라주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곤 해서 우리 선생님이 반복해서 가르치시느라 많이 힘드셨을 것”이라며 조정숙 강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둔촌2동은 앞으로도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 준비 등 한글교실 수강생들을 위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