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가 공공의 적으로 간주되는 시대다. 이쯤 되면 보편화된 주거공간인 아파트의 가치 척도로 ‘금연’이 등장하는 시대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강동구(구청장 이해식)는 7개 아파트 단지가 금연 아파트로 공식 지정됐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이로써 금연아파트는 총 16곳으로 늘었다. 인증식은 지난 달 26일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서울시에서 이번에 인증한 아파트는 87개 단지로 25개 자치구에서 평균 3.5개 단지가 인증을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강동구는 9개 단지 중 7개 단지가 인증을 받았으며, 이는 금연아파트 인증 수가 다른 자치구 평균보다 2배를 넘는 수치다.
금연아파트는 주민들이 아파트 내 공동 생활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입주민 스스로 금연 환경을 조성해 간접흡연을 예방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매년 초 금연아파트 참여 뜻을 서울시에 전달하면 보건소 1차 평가, 서울시의 2차 현장 평가, 전문가로 구성된 3차 평가 등을 거쳐 최종 인증을 받게 된다. 금연아파트로 지정되려면 ▶거주세대 50% 이상이 금연에 찬성해야 하며 ▶자율운영위원회 위원이 아파트 주민으로 구성되야 하며 ▶어린이놀이터, 관리사무소, 아파트 동 출입구 등 실외 금연구역과 계단, 복도,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 실내 금연구역을 지정해 관리해야 한다.
구는 금연을 신청한 단지를 대상으로 펼침막, 금연안내문 등을 제공해 금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입주자 대표회의와 반상회를 통해 대대적인 금연홍보에 나섰다. 특히 아파트 관리소와 부녀회, 입주자대표로 구성된 ‘금연자율운영단’은 금연구역 내 흡연을 감시 및 계도해 간접흡연뿐만 아니라 청소년 흡연예방에도 기여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에 인증된 아파트 중에는 800세대가 넘는 곳도 있을 만큼 인증 통과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자발적으로 금연 환경 조성을 약속한 만큼 향후에도 잘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주민들이 동참해 강동구에 금연아파트 붐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