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위세를 떨치던 1월 늦은 밤, 명일1동 동 복지네트워크 위원 이모씨(53세)휴대폰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고시원에 거주하는 김모씨(51세)가 유서를 쓰고 삶을 마감하겠다고 하는데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냐는 고시원 대표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이씨는 위기상황임을 느끼고 김씨를 혼자 두면 안된다고 판단, 고시원 대표에게 김씨와 함께 있어 달라고 요청했다. 고시원 대표는 그 날 김모씨와 함께 밤을 같이 지새워 주었다. 날이 새자 이모씨는 김씨를 찾아와 설득, 병원을 내방하여 상담을 받은 후 강동구정신보건센터와 연계해 주어 위급했던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김씨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긴급히 해소하기 위해 명일1동 주민센터에서는 긴급주거비를 지원했다. 밀린 고시원비를 해결하고 다양한 공적서비스 제공을 위한 사회보장급여도 신청했다. 절박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은 김모씨는 주변의 관심과 격려에 용기를 내어 다시한 번 희망을 꿈꿔 보겠노라고 약속했다.
올해 1월초 관내 12개 고시원과 협약을 맺은 명일1동(동장 유재덕)의 위기가정 발굴, 지원사례다. 명일1동은 기초생활수급자 128가구 중 25%인 33가구가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민센터는 이들의 현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위기가정 발굴을 위한 협약을 맺고 지속적으로 이들 고시원과 교류를 하고 있다. 이어 명일1동 주민센터는 지역 내 주거 현황과 생활실태를 잘알고 있는 명중회(명일1동 공인중개사협회, 회장 방현열)와도 협약을 맺었다. 명중회는 명일1동 내 47개소 공인중개업체 모임이다. 동 주민센터는 고시원 ? 공인중개사와의 활발한 네트워크를 통해 위기가정을 찾아 내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명일1동의 사례에 착안해 강동구(구청장 이해식)도 고시원과 각 동 간 업무협약을 추진, 위기가정 발굴에 나섰다.
고시원이 없는 강일동 외 5개동을 제외한 12개동은 3월말까지 관내 고시원과 개별 협약을 체결한다. 협약 주요내용은 ▲위기 가구로 판단 시 주민센터에 정보제공 ▲입실자 중 경제 ? 건강에 위험 징후가 있는 경우 주민센터에 즉시 연락 ▲ 우울증 등 정신건강지원이 필요한 자는 정신보건센터 연계 ▲구정 및 복지 관련 홍보물 비치 등이다.
임대차 알선을 위한 잦은 가정방문으로 월세체납자 등 저소득층 발굴이 용이한 공인중개사 820개소와 강동구 간 협약도 체결한다. 오는 10일 오후 4시 구청 5층 대강당에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동구지회(회장 차형운)와 협약 ▲ 임차인의 주거 실태 등으로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주민센터에 즉시 알림 ▲ 기초생활수급자, 독거어르신, 소년소녀가장 등 이사 시 중개수수료 감면 가능 등 위기가구를 돕기에 손을 맞잡았다.
발굴된 위기 가구는 동 주민센터에서 상담을 통해 사회복지급여를 신청, 공적지원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동복지 네트워크 등을 통한 민간지원을 받는다. 특히 정신질환, 가족 문제, 일자리 등 복합적인 문제와 욕구를 지닌 경우 사례관리대상자로 선정, 집중 관리하고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현재 출소자, 수험생, 저임금ㆍ불안정 노동자 등 도시 빈곤층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는 고시원은 강동구에만 110여 개가 있다.
강동구는 이외에도 복지통장, 가스검침원, 독거어르신 요쿠르트 배달원을 통해서도 위기가구 발굴에 힘쓰고 있다. 특히, 2014년 12월 코원에너지서비스 강동지역 고객센터와 협약을 맺어 도시가스 검침원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노력 중이다. 협약 이후 현재까지 350가구를 발굴했으며, 55가구에 긴급생계비, 밀린 도시가스 요금 지원(2천 3백여만 원), 도배 ? 장판 등 열악한 환경을 개선했다.
이해식 구청장은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활동을 전 동으로 확대하여 위기가정 발굴과 지원에 매진해 복지망을 더욱 촘촘히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