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공유경제’가 꾸준히 화두에 오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비싼 물건을 사서 놀리기 보다는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사람들의 머리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실례로, 빈 침대를 여행객들에게 대여해주는 서비스로 시작한 에어비앤비(AirBnB)는 불과 몇 년 만에 세계 최대 온라인 숙박중개업체로 성장하여 누적 이용객이 1100만 명을 넘어섰고, 기업의 가치는 무려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에어비앤비 이외에도 카쉐어링 서비스인 집카(zipcar) 역시 큰 성공을 거두어 공유경제 스타기업으로 성장했고, 이는 ‘코자자(Kozaza)’나 ‘쏘카(Socar)’형태로 전파되어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사람들이 소유의 시대가 아닌 공유의 시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각 지방자치단체도 앞다투어 크고 작은 형태의 공유와 관련된 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이러한 공유경제 파도가 강동구에서도 넘실거리고 있다. 물건에서부터 공간, 재능과 정보공유까지 그 범위도 다양하다.
■ 물건의 공유 … 동동레코텍과 공구도서관
‘동동레코텍’은 강동구에 있는 어린이 장난감 도서관이다. 영유아기 아동 발달에 필요한 장난감 가격은 비싼데 비해 사용기간이 짧아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는 장난감을 저렴하게 대여하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관내 두 군데의 동동레코텍(성내점-강동 어린이 회관, 천호점-강동구민회관)을 운영하는 데다, 성내점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천호점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각각 주6일간 운영되고 있어, 타구에 비해 주민들의 접근성을 더욱 높였다.
한 손에 쥘 정도로 아주 작은 딸랑이에서부터 자동차, 미끄럼틀까지 구비되어 있는 장난감의 종류도 다양하다. (성내점 2379개, 천호점 1094개)
많은 아이들이 돌려쓰는 장난감이라 위생적인 측면에서 걱정될 수 있는 부분 역시 특히 신경 썼다. 원목, 플라스틱 장난감은 소독액을 꼼꼼히 뿌려 장난감 소독기로 소독하고, 천으로 된 장난감은 세탁, 건조 후 매일 소독하는 등 종류별로 소독 방법을 달리 하는데다, 연 2회 전문업체를 통한 별개 소독도 실시하고 있다.
동동레코텍의 장난감 대여는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주민들은 구의 기준에 따라 바우처회원과 일반회원으로 나뉘어, 바우처회원은 한 달 본인부담금 6천원으로 3만3천원이 적립되어 그 한도 내에서 장난감을 대여할 수 있고, 바우처회원이 아닌 일반 주민도 기본 대여료에서 50%할인된 가격으로 대여가 가능하다. 원래 대여료 역시 장난감 구입가격의 10%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직접 가지 않아도 온라인시스템(http://www.gdkids.or.kr)을 이용해 대여가 가능한지 미리 살펴보고, 택배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고덕동에 거주하는 주부 정 모씨는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고 싶어도, 아이가 금방 싫증을 내서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모두 사주기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데다, 워킹맘이라 장난감 대여해주는 곳을 직접 찾아가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동동레코텍의 택배서비스 덕분에 걱정을 많이 덜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매월 장난감 구입 전 주민들에게 추천신청을 받아 추천 우선순위대로 장난감을 구입하고, 구입 후에는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것은 물론, SMS로도 결과를 알려주어 어떤 장난감이 새로 들어왔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으며, 장난감 중고장터를 개최하는 등 주민들이 아이 장난감을 부담 없이 서로 공유하도록 힘쓰고 있다.
■ 공간의 공유 … 관내 공공시설 유휴공간 틈새시간 이용
“아무래도 경제적 부담이 적은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아직 학생이라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이 없는데 취업준비를 하려면 조원들이랑 공부도 하고, 모의면접을 준비할 편한 공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사설 스터디룸을 이용하려면 시간당 비용도 많이 부담되는데다, 다른 장치를 이용할 때 또 추가 비용이 드니까 부담스러웠죠. 그런데 공공시설 유휴공간을 이용하라는 기사를 보고 미리 예약 후 무료로 강의실을 이용해봤는데 빔프로젝터도 쓸 수 있고, 만족스러웠어요. 이제 자주 이용해야겠어요.”
이용료는 스튜디오나 큰 강당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부분이 무료다. 인터넷예약시스템(http://yeyak.seoul.go.kr)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여 사전 예약하면 인터뷰한 취업준비생 한 모씨가 사용한 강의실 외에도 강당, 멀티미디어실, 스튜디오 등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아직 시행 초기단계라 구민대상으로 홍보가 미흡한 점이 있다며, 주민들도 공공시설이용이 얼마나 활성화 되어있겠냐라는 생각을 느끼시는 분도 계신 것 같다. 주민들이 더 자유롭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번에 야간개방 하는 곳을 늘렸고, 주말 개방하는 곳 역시 늘렸다.”며 “단순히 공공시설 공간을 확대하고 개방시간을 늘린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련 비치 시설과 공간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꾸준히 홍보하여 공공시설 유휴공간을 주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그 문턱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 재능과 지식의 공유 … 재능공유플랫폼 설치
구는 물건과 광간 뿐 아니라, 재능과 정보까지 공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능공유플랫폼설치’라는 계획아래, 각종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매 짝수달 셋째주 목요일에 실시하는 ‘재능나눔 기부데이’에는 재능 눔이 가능한 지역인재를 활용하여 이를 원하는 지역주민과 재능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관내 주민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가진 재능을 공유할 수 있으며, 그 분야는 냅킨공예·리본공예·설탕공예·동화구연 등 다양하고 자유롭다.
매월 월 2회 이상 실시되는 ‘지식기부 아카데미’도 있다. ‘재능나눔 기부데이’에서는 주민 누구나가 재능을 나눠주는 주체였다면 ‘지식기부 아카데미’는 관내 기업체, 개인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지식기부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그들의 지식을 주민들과 공유하도록 한다. 건강강좌, 재무설계, 부부교실, 생활법률교실 등 ‘재능나눔 기부데이’에 비해 좀 더 전문적인 강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도 관내학습동아리들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이·미용, 웃음치료 등 각종 동아리 주제와 관련된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거나, 관내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교육분야멘토(우수학생, 에듀봉사단)’을 초대하여 학부모와 학생들이 고민하는 상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든 활동을 강동구 ‘평생학습센터’(☎02-3425-5220~5)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구 관계자는 “‘평생학습센터’는 학습·소통·나눔이라는 목표아래 오랫동안 학습활동을 해왔다.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평생학습센터가 Human 자원의 플랫폼이 되어 재능과 지식을 공유하는 선진문화 확산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구는 올해 ▲아이 옷 공유하기, ▲공구도서관, ▲공유서가, ▲카쉐어링과 주차장 공유 등 관내 공유와 관련된 문화가 확산되고 주민들이 공유에 대해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공유관련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유’라는 것이 주민이 주인공이 되어 각자 소유한 것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인 만큼, 신용목 부구청장은 “주민들이 더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공유정책에 몸소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리를 마련하고, 주민과 주민사이의 교량역할을 할 것이다.”며 “과거 TV가 처음 나왔을 때, 동네 주민들이 한 집에 모두 모여 연속극을 보았다. 마을 주민들이 TV 한 대를 공유하며 같이 울고 웃었다. 우리 구가 시행하는 공유정책의 핵심은 바로 거기에 있다. 주민들이 각자 제공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를 고민해 경제를 위한 1차원적 공유정책에서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정서적 유대감을 공유하여, 팍팍한 사회 속에서도 진정한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