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백송(91·천호2동) 할아버지는 지난 8월부터 다시 바깥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7월 개관한 해공노인복지관 내 데이케어센터에 아내(김성창·91)를 맡길 수 있어 시간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 할아버지는 시력이 약하고 건강이 좋지 않은 할머니 옆을 24시간 지키다 보니, 그동안 외출이나 문화 활동 등은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러나 해공노인복지관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할머니는 데이케어센터에서 할아버지는 복지관에서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있다.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컴퓨터와 서예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할아버지가 잠시만 곁에 없어도 불안해하던 할머니도 친구를 사귀면서 점차 밝아졌다. 전백송 할아버지는 “늘그막에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노인네 둘이서 집에 있으면 그저 시간만 죽이고 있는데, 이곳에 오면서부터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움직인다. 우리 같은 노인들을 위한 장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동구(구청장 이해식)가 7월에 문을 연 ‘강동구립 해공노인복지관’이 지난 11일 개관 100일을 맞았다. 해공노인복지관은 노인전문 복지시설로서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노인의 건강 관리와 여가 활동을 확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복지관 4층에는 ‘구립 해공데이케어센터’가 있는데, 노인장기요양등급 1~3등급 어르신(정원14명)들에게 의료·재활·간호 등의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른 아침 출근 부담이 큰 보호자(대개 자녀)들의 편의를 고려해 타 기관과 달리 오전 7시 30분부터 어르신을 돌봐 드린다. 오는 12월부터는 야간보호 서비스(~밤 10시)를 시작한다. 치매지원센터와 협약을 맺어 보다 효율적으로 치매 관리를 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데이케어센터 블로그(blog.naver.com/hgdaycare)를 개설해 보호자와의 소통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복지관에서는 가요교실과 라인댄스, 생활 영어 회화 등 16개 강좌가 운영된다. 지난 9월에는 ‘강동구 노-노(老-老) 상담센터’가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건강·의료 상담을 중심으로 세무, 법률 등을 같은 세대인 어르신 전문가가 친구처럼 편안하게 상담을 이끈다. 복지관 측은 내년부터 ‘노-노(老-老) 상담센터’에 가족문제 상담 등을 추가해, 어르신 자신은 물론 가족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도 힘써나갈 계획이다. 어르신은 물론 지역주민을 위한 이·미용 서비스를 한 달에 한 번 제공함으로써, 어르신과 지역 주민이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해식 구청장은 “어르신들의 경우 원거리 이동이 힘들기 때문에, 최근에는 시설의 크기를 줄이는 대신 복지관의 수를 늘리는 추세”라며, “고령화 사회에 가장 시급한 것은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인 만큼, 권역별 복지관을 점차 확충함과 동시에 어르신들이 보다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